♣ 崇祖惇宗/청흥문중

'08선영 금화벌초

도솔산인 2008. 8. 31. 15:29

 

'08선영 금화벌초 

 

▣ 일   시 : 2008년 8월 31일

▣ 장   소 : 대전 동구 마산동 先塋

▣ 인   원 : 종형제(동규, 범규), 당숙(정하, 정익, 정진), 재종(선규, 은규, 홍규, 인규)와...

 

 원주에 사는 당숙이 있어 나와 모임을 하는 친구와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이선생! * * 가 너한테 당숙이지?"

 "맞아.."

 "그럼 벌초 함께 하겠네?"

 "그대 친구에게 물어보게."

 "그럼 부모 산소도 벌초 안하는가?"

 "그대가 당숙하고 친구지. 직접 물어 보시게."

 "......."

 

그 친구는  당숙과 대전고 동창이니 '당숙과 모임을 한다'고 하면서 안색이 변했다. 

2년전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작년 이맘 때쯤 당숙으로부터 "금년에는 금초를 자기 형제와 부자가 할 터이니 한 해 쉬라." 는 전화를 받았다.

그날 마침 비가 와서 서둘러 금초를 하는데 당숙 형제와 아들이 왔다.

작은 아저씨는 점심을 준비했다고 하고, 그 아저씨는 비옷에 예초기 헬멧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일이 끝날 즈음 처음 온 것이 미안한지...

 "왜 미리 했어. 우리가 한다니까..." 하며 말을 흐렸다.

 

 금초를 마친 후 식사하는 자리에서

 "아저씨! 장손의 일인데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서두를 꺼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군대생활 외에는 빠진 적이 없습니다.' 

'아저씨도 나와 같은 50대인데 앞으로 하면 얼마나 하겠습니까?"

"선영의 묘소는 의복과 같아서 살피지 않으면 금방 엉망이 됩니다."

"원거리에 사시니 오는데 시간도 만만치 않으니, 조금 늦게 오시더라도 조카들에게 전부 미룰 일은 아닙니다."

"이런 말씀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오랜만에 만나 이런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어느 집안이나 문중 일로 사소한 갈등이 없는 집안은 없다. 

종조부의 후처 소생이니 자라면서 늘 어색했고 지금 만나도 주저주저하니, 집안 일에 소극적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가풍과 가문을 중시하는 어른들 훈육 덕분에 가례 절차에 익숙한 장손에게 많이 거리감이 있는듯하다. 할머니가 우리 집안에 들어와 큰 당숙에게 철저한 계모 노릇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기에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다.

 

 금년 금초에는 어찌된 일인지 참석은 물론 점심식사까지 산다는 연락이 왔다.

예초기 네 대로 금초를 하는데 아저씨 두 분이 먼저 오시고 작업을 마치니... 

아들과 함께 차가 막혀 늦게 도착한 아저씨는 직접 농사를 지은 토마토와 복숭아를 꺼내 놓았고.

산소에 올릴 술과 포까지 준비를 하였으니 당숙 얼굴이 너무나 밝은 표정이었다. 

 

 식당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고 헤어지면서

"이름이 인규? 군대 갔다왔지? 만나서 반갑다."라고 하고 50,000원을 주머니에 넣어주고 

"아버지하고 올라가면서 휴게소에서 음료수 사먹으렴."

" 내가 누군지 모르지? 몇촌인지도..."

 "네! 촌수에 약해서요..."

 "자주 만나면 알게 된다. 그래 다음에 만나자. 아버지 잘 모시고 올라가거라." 

 

 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추동리에서 포도 일곱 상자를 사서 참석한 재종과 사촌에게 한 상자씩 나누어 주었다.  

 묘지의 풍속에 대하여 성급하게 논할 바는 아니지만, 다음 세대에는 장묘 문화가 변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큰당숙 생필품&조기 한상자(72,000원), 휘발류&오일(16,000원), 인규(50,000원), 간식 포도 복숭아(20,000), 포도 일곱상자(100,000원)

계 : 258,000원

 

 

 

 

 

 

 

 

 

 

 

 

 

禁火伐草(금화벌초)의 유래

 

 

* 금초[禁草]  

원래 금화벌초[禁火伐草]의 준말로서, 무덤에 불조심하고 때맞추어 풀을 베어 잔디를 잘 가꾼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무덤에 불이 나게 되면 조상님에 대한 욕보임은 물론 그 후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초는 꼭 추석명절이 아니더라도 손[損]이 없는 날을 택해 산소관리가 필요한 때를 가려 손질을 하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금초라는 말은 중부 지방에서 흔히 쓰여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유는 고장마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하나의 관습일 뿐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것 같다.

  

* 벌초[伐草]  

무덤의 풀을 깍아 깨끗이 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봄과 여름철을 지나는 동안 선산에 잡풀들이 웃자라나서 매우 볼품없이 된 산소를 잘 가꾸어 놓아, 추석명절에 성묘를 드리기 위해 산소의 풀을 깎아 깨끗이 손질하는 일을 벌초라고 하는 것이 정설일 것이다.

 

어쨌든 정확한 뜻으로 본다면 추석 전에 무덤의 풀을 깎는 일을 벌초로, 한식[寒食] 때 하는 벌초는 금초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덤에 불조심을 한다는 뜻은 거의 인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두 단어를 구별해서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흔히 혼동하기 쉬운 금초와 벌초에 대해서 조상님에 대한 묘를 무성의하게 대충 손질할 때 표현하는 우스갯말로 ‘처삼촌 묘에 벌초하듯 한다.’란 속담이 있다. 하지만 ‘처삼촌 묘에 금초하듯 한다.’란 표현을 쓰는 경우는 없다. 벌초 대신 금초란 말을 사용할 경우 매우 어색해진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금초는 혹 양반가에서 상민들과 달리 구별하고자 하는 의식에서 통속적인 용어인 벌초를 기피하려고 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사초[沙草]  

사초란 본래 잔디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묘의 봉분은 세월이 가면 비바람 등에 의해 점차 그 크기가 작아지거나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봉분을 다시 높이거나 무너진 부분을 보수하여 잔디를 새로 입히는 일을 사초라 한다.

 

벌초나 금초, 사초는 같은 시기에 할 수도 있지만 사초를 하게 되면 벌초, 금초는 할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벌초의 벌은 “정벌하다”와 같이 잡초를 제거하는 의미이고, 금초는 그보다 더 나아가 아예 잡풀이 자라는 것을 못하게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으며, 사초는 무덤의 형태까지를 포함해 손질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항간에 벌초는 상놈이, 금초는 양반이 쓰는 용어라는 말들이 있으나 이는 근거 없는 풍설에 지나지 않으며 지방마다 방언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추석명절을 즈음한 산소 가꾸기는 정설로 되어 있는 벌초의 용어를 활용하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2007-09-11 27면 기사 대전일보 시론 국제로타리3680지구 전총재 유제봉](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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