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周而不比/연소서재

간고등어

도솔산인 2007. 6. 26. 23:19

         

간고등어

 

                                                 시인 김환식님

지푸라기에 목을 매단

간고등어 한 손

슬픈 표정으로

그네를 타고 있었네

저녁 무렵

한 켤레의 곤궁한 검정 고무신

터벅더벅 넘어오던 성황당

고갯길

장날이면

손때 묻은

아부지의 지게에 매달려 돌아오던

한 손의 간고등어

오장육부에

꾸역꾸역 천일염을 채워놓고

삶이란

이렇게 염장으로 저려지는 것이란 듯

동짓달 기나긴 밤

저혼자 처마끝에 물구나무 서서

찬찬히

한 생을 흔들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