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터목 산장에서 얻은 아들
장터목에 내려와 배낭을 내려 놓고 잠시 쉬는데 '아저씨! 오늘 어디서 주무세요?' 바라보니 키가 훤칠(183cm)하고 이목이 뚜렷 언어가 명료하다.
'산에서 자야지.....'
'저 좀 같이 데려가 주세요'라고 말하는 녀석을 보며...
'혼자 왔나?' '예'
'침낭은?'
'여름 침낭 가지고 왔습니다'
'추울텐데.....'라고 대답하자 마자 녀석이 취사장으로 뛰어가서 배낭을 가지고 오는데 제법 큰배낭(그레고리 구형60)에 메트리스까지 달려 있다.
* 면접과정
'몇 살인가?' '스물다섯입니다'
'이름은?' '윤기현입니다.'
'집은?' '대전입니다.'
'동은?' '안영동입니다'
'학교는? 한남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입니다.'
'지리산에 몇 번 왔지?' '두번 왔습니다'
'언제?' '지난 8월에 2박 3일로 종주했습니다.'
'식량은?' '햇반 두개있습니다. 해장국 짜장도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버지는 주류업하시고, 어머니는 둔산동에서 수선업하십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제 앞가림을 하고도 남을 녀석이다.
'오늘은 같이 자고 내일은 본인의 의사에 맡길테니 내일 아침까지는 내가 책임진다.'라고 하고 배낭을 지고 일어나니 비닐 수낭에 물이 담겨져 있다.
'물 필요 없다'
'왜요? 아... 아까 통화하시는거 들었습니다'
제석단에 도착 후라이를 치는데 녀석의 손이 민첩하다.
'야영 경험이 있는가?' '예 이번 여름 국토대장정에 참여했습니다. 20일 동안 602km걸었습니다.'
비박 준비를 마치고 내가 가지고 온 쇠고기와 굽고 보드카를 따르며 연하의 향연과 낙조를 천천히 보면서....부질없이 후래쉬를 터뜨린다.
모든게 신기한 모양이다.
녀석이 추울까봐 에어메트를 깔개하고 내일의 일정을 함께 해달라는 녀석 애원에 내마음을 녹이는 밤이다.
초롱초롱한 별 빛 만큼이나 맑고 티없는 아주 괜찮은 청년이다.
결국 녀석과 부자의 연을 맺기로 했다. 내호칭을 '산사부'로 하기로 하고 본래 자식은 애비가 가르칠 수 없는 법...
윤대장! 그대가 가르쳐야겠구나. 부탁한다.
키가 훤칠한 미남의 청년이다. 내 자식이니 잘 가르쳐다오.
산행하는 동안 녀석은 나를 편안하게 했다.
'선생님! 장터목에서 도움받을 사람을 한참 찾았는데 딱 보고 바로 이분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선생님 주변을 맴돌았는데 '저는 운이 무척 좋은 놈입니다' '아니다. 내가 운이 좋아 기현이 같이 좋은 청년을 만났다'
한사코 택시를 타고 집에 가겠다는 녀석을 붙잡아 저녁을 먹이고 차에 태워 집 앞에 내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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