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동부 영랑대와 어름터 삼족구(三足狗) 이야기
▣ 일 시 : 2023년 12월 09일(토)~10일(일)
▣ 코 스 : 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
▣ 인 원 : 3명
▣ 날 씨 : 맑음(영상 3도)
지난 9월 29일 어름터 준현씨에게 문자가 왔다. "선생님! 어름터입니다. 혹시 어름터 지나가지 않았나요. 어름이가 안보여서요. 혹시 영랑대에 가셨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어름터에 개 두 마리가 있다. '어름'이와 '태양'이다. 추석 전날부터 '어름'이가 보이지 않자 나를 따라가지 않았나 싶어 문자를 한 모양이다. 10월 1일 초암 능선으로 하산을 한 후 궁금해서 전화를 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했다. "kt라 잘 통화가 되지 않습니다."라는 답이 왔다. 10월 4일 "어름이 찾았나요?"라는 문자를 넣었고, 10월 5일에야 답이 왔다. '어름이가 밀렵꾼이 놓은 덫에 치여 거창 동물병원에 가서 절단·봉합 수술을 했다.'라는 내용이다. 10월 6일 전화를 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하고, 10월 8일 "봉합한 데가 아물지 않아서 다시 거창 동물병원에 다녀왔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번에 준현씨에게 어름이 사고와 수습 과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어름이가 추석 전날인 28일 사고를 당했고, 이틀 뒤인 9월 30일에야 덫을 끌고 돌아왔다. 오소리나 멧돼지를 잡기 위해 밀렵꾼이 놓은 덫이라고 한다. 1차 수술비가 17만원, 2차 수술비가 7만원, 거창 동물병원에 두 번 다녀오는데, 지인에게 차량비로 한번에 10만 원씩 지불했다고 한다. 개 주인이 치료를 포기한다고 하자 그 비용을 준현씨가 전부 부담했다는 것이다. 준현씨의 극진한 간호로 어름이는 회복을 하였고, 이번 영랑대 산행에 삼족구(三足狗) 어름이가 동행하였다. 준현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씁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준현씨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닌가. 어름터 독가 초입에는 덫이 허공에 걸려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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