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조형시비

마천면 의탄리 의평마을 김종직의 시비

도솔산인 2021. 12. 10. 18:07

마천면 의탄리 의평마을 김종직의 시비

 

 

▣ 답사일시 : 2021년 12월 10일

▣ 시비소재 :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743(칠선로 35-6)

▣ 건립시기 : 2009년 6월

▣ 조사위원 : 문호성, 백승철, 이영규

 

[개요]

마천면 소재 마애석각과 비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탄리 의평마을에 김종직의 조형물 시비를 만났다. 김종직의 시를 통해 550년 전에도 곶감(감)이 생계의 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도 곶감이 함양 마천의 특산물이었다. 그의 시에 '두류산 북쪽 수운 마을(頭流山北水雲鄕)'은 마천면 일대를 가리키는 듯하다. 선인들의 유람록에서 1610년 박여량의 두류산일록에도 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함양의 마천이 500년이 넘는 전통의 곶감 본향임을 알릴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 9월 4일, (군자사를 출발하여) 우리는 승려에게 업혀 실덕탄(實德灘)을 건넜다. 실덕탄의 좌우에 실덕마촌(馬村)궁항(弓項) 등의 마을이 있었다. 곳곳에 감나무가 서 있는데, 감이 한창 익어 산골짜기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산속에 사는 백성들이 이 감을 따서 생계를 꾸려간다.[又令僧負渡實德灘。灘之左右。乃實德馬村弓項等村也。處處柿木。結子方紅。照耀明谷。山內之民以是而資生。]

 

注 水雲 : 물과 구름. 물이 흐르고 구름이 머무는 물가. 중국 성도(成都)의 두보(杜甫) 서재 이름이 ‘수류운재실(水流雲在室)’이었음. 水流心不競 雲在意俱遲 : 강물 흐르거늘 내 마음 따라 아늑해지고, 구름 있으매 생각 또한 유연하도다.<두보杜甫 강정江亭>, 不爲浮名役役忙 生涯追逐水雲鄕 : 뜬구름 같은 이름에 매여 바쁘지 않고, 생애를 좇아 수운의 고장에 사네.<설장수偰長壽 어옹漁翁> [네이버 지식백과] 수운 [水雲] (한시어사전, 2007. 7. 9., 전관수)

 

 

소재지 :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743(칠선로 35-6)

 

義呑村 의탄 마을에서

 

                        점필재 김종직

 

老翁積稻過茅簷 : 늙은이가 볏단을 지붕보다 높게 쌓고서

黃犢蹊田叱小男 : 송아지가 밭에 뛰들자 아이를 꾸짖누나

削得烏椑曬溪石 : 오비시는 깎아서 시냇가의 돌 위에 말리니

紅光橫逗斷橋南 : 붉은 빛이 끊어진 다리 남쪽에 비껴 머무네 

 

土人剝柹。曝其皮於溪石上。以爲深冬之食 : 그 고장 사람들은 감을 깎아서 그 껍질을 시냇가의 돌 위에 말리어 깊은 겨울의 먹을 거리로 삼는다.

 

 

注 茅=띠 모.簷=처마 첨,  처마 염, 犢=송아지독, 蹊=지름길 혜. 削=깍을삭.椑=술통 비, 감나무비, 널벽. 曬=쬘 쇄. 햇볕을 쬐다. 햇볕에 말리다. 逗=머무를 두, 피해 돌아갈 기.

 

 

소재지 :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743(칠선로 35-6)

 

枾 감

 

                         점필재 김종직

 

頭流山北水雲鄕 : 두류산 북쪽의 수운이라는 마을에는

自有家家七絶堂 : 절로 집집마다 칠절당이 있는데

千戶侯封奚啻等 : 천호후에 봉해진 것과 어찌 맞먹을 뿐이랴

八稜珍味覺偏長 : 팔릉의 진미는 유독 훌륭함을 깨닫겠구려

枝頭虯卵經霜脆 : 가지에 달린 규룡 알은 서리 뒤에 물러지고

盤裏牛心照座光 : 쟁반 안의 소의 심장은 좌중에 빛을 발하네

乾腊由來能致遠 : 곶감은 원래부터 오래 둘 수 있는 것이라

紛紛抱布往來商 : 장사꾼들 수다하고 돈 갖고 와서 사가누나

 

점필재 김종직의 감을 예찬한 시인데 감을 칠절당(七絶堂)이라 표현한 것은 1. 감은 수명이 길고, 2. 그늘이 많으며, 3. 새의 둥지가 없고, 4. 벌레가 없으며, 5. 단풍 든 잎이 보기 좋고, 6. 열매가 아름다우며, 7. 낙엽이 비대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八稜 : 감의 한 품종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