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비문정려

부자암(父子岩)과 비리내(飛離奶)골 이야기

도솔산인 2021. 10. 24. 00:41

부자암(父子岩)과 비리내(飛離奶)골 이야기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三丁里) 하정(下丁) 마을에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이 마을에는 선유정(仙遊亭)이 있는데,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에서 선유정(仙遊亭)이라고 이름하였다고 한다. 선유정(仙遊亭) 입구의 바위에 석문암(石門巖) 석각과 그 아래에 '선녀가 승천한 바위'라고 하여 선녀승천유지(仙女昇天遺址)를 암각한 명문이 있다. 또한 선녀가 목욕하였다는 구시쏘(槽沼)가 있다. 1976년 송암(松菴) 정창학(鄭昌學) 선생의 선유정기(仙遊亭記)에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옛날 삼정리 하정마을에 사는 나무꾼 인걸(人傑)이 선녀들이 구시쏘(槽沼)에서 목욕하는 것을 엿보다가 아미(阿美)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다.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인걸(人傑)과 혼인하여 두 아들을 낳았다. 두 아들이 장성하였을 때 인걸(人傑)이 아미(阿美)에게 날개옷을 보여주니 아미(阿美)는 날개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인걸(人傑)과 두 아들은 벽소령에 올라가 애절하게 울부짖다가 바위로 변해 부자암(父子岩)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얼마 전 치암(耻菴) 이용근(李榕近) 옹에게 비린내골은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의 비리내(飛離奶)에서 유래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비리내(飛離奶)는 '날개옷을 입고 날아서 떠난 선녀'라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1994년 발행된 마천면지에는 '비연래(飛燕來)골'로 설명하고 있다.

 

선녀와 나무꾼은 고대설화의 하나이다. 한국에서 전래동화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널리 퍼져있는 설화이다. 북한에서는 선녀와 나무꾼이 새로운 정치체제의 영향을 받아 지상세계를 동경, 지상세계에 정착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각색되었다고 한다. 제주도에는 선녀와 나무꾼 공원이 있다. 필자는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하정마을의 선유정(仙遊亭)과 석문암(石門巖) , 구시쏘(槽沼)와 선녀승천유지(仙女昇天遺址), 비리내(飛離奶)골과 부자암(父子岩)은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에서 유래한 지명으로 이해한다. 끝. 

 

 

1976년 선유정(仙遊亭)을 지으면서 석문암(石門巖) 석각을 한 것으로 추정함.

 

 

선유정기(仙遊亭記)

 

옛적에 선녀 몇 분이 내려와서 목욕하는 움푹 파인 못에 한 장부가 있어 이름하여 이르되 인걸(人傑)이라고 하였다.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엿보다가 몰래 그중의 아미(阿美)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으니 선녀는 옷을 찾다가 영영 옷을 찾지 못하고 인간 세상에서 사람(人傑)과 동거하면서 두 아들을 얻었다. 아들이 이미 장성하여 하루는 달밤에 즐거워하다가 날개옷을 주었더니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부자(父子)가 멀리 바라보면서 애절하게 울부짖다가 마침내 바위로 변하였으니 세상에서 말하는 부자 바위(父子岩)가 이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다급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득한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마을인 운학동(雲鶴洞)이 있고 산에는 벽소령(碧宵嶺)이 있기 때문에 선녀가 내려왔다는 것은 거의 예측했던 바이다.<檀紀四三○九(1976)年丙辰 秋八月 日 慶州 鄭昌學 記>

 

仙遊亭記

 

昔仙女數人降監沐浴槽沼也有一丈夫名曰人傑竊覸其沐浴私竊其中阿美仙女羽衣仙女尋衣終不得遂爲世間之人而與之同居生於二男男已長成一日月夜夫婦樂樂羽衣給則乘雲上天遙遠父子相望而絶叫竟爲化石世云所稱父子岩是也世人之蒼黃査◎之說未可盡信然村有雲鶴洞山有碧宵嶺則仙人下降庶可預測<檀紀四三○九(1976)年丙辰 秋八月 日 慶州 鄭昌學 記>

 

 

◎=爿+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