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周而不比/敎而不怠

[사회]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06일(木)

도솔산인 2016. 10. 6. 18:52

 

[사회]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06일(木)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남산초등학교에서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 회장이

소아 당뇨병에 걸린 학생에게 혈당검사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제공

 

 

나를 만든 스승 - 김광훈 소아당뇨인협회장의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당뇨병을 앓았지만, 선생님들의 보살핌으로 무사히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저의 스승들처럼 당뇨병 환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광훈(38)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회장을 맡아 오면서 소아 당뇨병에 걸려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 역시 오랜 기간 환자 생활을 경험해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몸이 아픈 만큼이나 주위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힘들었다단것을 많이 먹고 운동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당뇨병에 걸렸다는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견딜 때마다 그의 손을 잡아 준 이는 학교 선생님들이었다. 김 회장은 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때마다 선생님들이 방패막이가 돼 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스승 중에서도 대전 서구 도마동 제일중 3학년 때 담임이었던 김영우 교사를 가장 먼저 꼽았다. 김 회장은 선생님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학교생활에 대한 의지를 잃은 나에게 희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당시만 해도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김 회장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공부에 대한 의지를 잃어 학교를 그만둘 결심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까지 김 회장을 괴롭혔다. 그는 몸이 아파 병원을 가기 위해 조퇴를 하거나 결석을 하는 것을 두고 꾀병을 부린다며 폭행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교사는 김 회장을 괴롭히는 학생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 아이는 너희와는 다른 아이란다며 서럽게 우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김 교사는 너는 중학교 입학 성적이 좋으니 열심히 하자며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줬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도 김 교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은 내가 진학할 고등학교의 교사들에게 내 질환과 증상 정보를 미리 알려 줄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해 주셨다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선생님을 찾아가 고민을 상담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제일고에서도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이었던 이영규 선생님의 은혜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병세가 악화돼 결석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했다그때 이 선생님이 잠시 늦어지는 것뿐이지, 결코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끊임없이 용기와 격려를 해 주셨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선생님은 내가 학교를 그만둘까 봐 노심초사하시며 나를 붙잡고 많은 상담을 해 주셨다나를 걱정하는 선생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학교생활에 소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지금까지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 후원을 하며 여전히 제자의 앞길을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선생님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중·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대기업에 취직했다. 남들은 장애를 딛고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가진 그를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김 회장은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2005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소아당뇨인협회를 세우고 소아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협회 일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멘토링 사업이다. 130명의 대학생과 130명의 소아 당뇨병 환자들을 연결해 대학생들이 환아들의 학교생활과 진로 지도를 돕도록 하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멘토링으로 삶의 의지마저 잃어가던 당뇨병 환아들이 대학생이 되고 직업을 갖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틀에 한 번씩 혈액을 투석해야 하고 눈도 잘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