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추억산행

동계설악 서북*공룡&가야동계곡 이야기II(080222~25)

도솔산인 2012. 8. 31. 05:35

 

동계설악 서북*공룡&가야동계곡 이야기II(080222~25)

 

 

▣ 일  시 : 2008년 2월 22일 - 25일(3박 5일)

▣ 산행지 : 설악산

▣ 인  원 : 4명(미산님, 공교수님, 소혼님, 余) 

▣ 코스&일정

 

   - 2일차 : 귀때기청봉 - 한계령삼거리 - 중청 - 소청봉 - 희운각 - 신선대 - 1275봉 - 마등령(15.9km)

 

 ♣ 2일차(080224)

 

 아침 최저 온도 -18도 칼바람 또한 귀때기청봉(耳靑峯)의 아침은 이름답고 날카롭다. 지난 밤 서울 홀로 산객 <정모>님&<최모>님은 아침을 먹는듯 버너 소리에 잠을 깼다. 밖으로 나오니 한계령에서 새벽 3시에 올라온 안내 산악회 사람들로 어수선하고, 우리가 있는 젤트 안에서 자고 싶다는 여자 분들이 젤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분주했다. 아침부터 젤트에서 '자고 싶다는 여자가 한 둘이 아니니, <미산>선생님! 어찌 하오리까?' 라며 농을 건낸다. 당일 산객들이 빠져 나가고 이른 아침을 먹었지만 8시가 조금 넘어 너덜지대를 내려왔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어제와 같이 일정한 속도와 간격을 유지하며 걷다가 잠시 내가 옷을 갈아입는 사이 후미가 되어 끝청을 오르는데 <공교수>님, <미산>님과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끝청에 올라 바라본 대청의 모습은 지리의 천왕봉처럼 웅혼한 기상은 없고 평범한 돌산으로 차라리 아담할 뿐, 파란 하늘과 중청산장 대청봉이 조화롭게 어울어져 이국의 풍경을 자아냈다. 어제 저녁 함께 식사를 한 서울 홀로 산객 두 분이 음료와 캔 커피를 사오고, 내가 내 놓은 약간의 빵을 먹고 희운각으로 향했다. 희운각에 물이 없어 가야동 계곡으로 한참을 내려가 취수를 하는데 30분이 소요되었고, 우리가 밥을 하고 그분들이 김치찌개를 끓여서 늦은 점심을 멱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시가 되어 출발하여 무너미고개에서 작별을 하고 공룡능선으로 향했다. 신선대까지는 30분 소혼이 선두에 서고 내가 후미에서 되도록 천천히 올라갔다.

 

 신선대에 올라 공룡을 바라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일어나니, 내가 설악에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운 겨울 석양에 공룡을 걷고 싶었는데 바위에 비친 황금빛 햇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신선대에서 홀로 산객 한 분과 인사를 한 것 외에 이 시각 공룡능선에 우리 네 사람 뿐이다. 걸어가면서 오늘의 박지를 소혼에게 상의했다. 늦은 점심을 먹었으니 체력도 문제가 없고 달빛 아래 야간 산행을 하기로 하니 빨리 걸을 이유도 마음이 급할 이유도 없었다. '동계에 석양의 공룡 걸을 수 있다는 것으로 여한이 없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한봉을 지나 평소 쫄밋쫄밋한 능선에 오르니 난간이 설치되어 있었고 속초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등령에 도착하니 정월 열여드레 달빛이 우릴 맞이하는데, <소혼>의 어록에 '달빛은 스위치가 없어 밝음을 조절할 수 없으니 이를 어찌한다는 말인가?' 속초의 야경과 내일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젤트의 문을 동쪽으로 향하게하고 온도는 영하 10도내외이니 견딜만한 날씨였다. 어제보다 바람도 없고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 밝은 달빛과 속초 시내의 야경을 바라보며 호젓한 마등령의 밤을 맞이했다.    

 

 저녁을 먹고 밤 늦도록 하루 열두 시간이 넘는 이틀간의 산행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끝까지 겸손하신 <공교수>님의 감사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산에 들어 술잔에 달을 담아 잔질을 하니 산벗에 취하고 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고혹스런 달빛에 흠뻑 취한 밤이었다.

        

 중청과 대청봉

 

 

 

 

 

 

 

 

 어제 걸어온 능선

 

 

 

 

 

 가리봉 주걱봉

 

 

 

 

 

 

 

 

 대청봉

 

 

 어제 귀때기청봉에서 함께한 분들

 

 

 

 

 

 희운각 늦은 점심

 

 

 

 

 

 

 

 

 

 

 

 

 

공룡능선 신선대

 

 

 

 

 

 

 

 

 

 

 

 

 

 

 

 

 

 

 

 

 노인봉

 

 

 

 

 

 

 

 

 

 

 

 1275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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