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盈科後進/한시모음

後赤壁賦(蘇東坡)[펌]

도솔산인 2008. 2. 5. 08:37
 * 後赤壁賦(蘇東坡)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이해(赤壁賦를 지은 壬戌年,1082년) 10월15일, 걸어서 설당(雪堂)에서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할 때, 두 명의 손님이 나를 따라 황토 고개를 지나게 되었다. 서리 이슬이 이미 내렸고 나뭇잎은 모두 떨어져서 (달이 밝으니)땅에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 밝은 달 쳐다보며 이리저리 돌아보고 즐거워했으며, 걸으면서 노래하며 서로 화답했다.

 

已而歎曰 :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似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

 얼마 후 탄식해 말하되,“손님 있는데 술이 없고, 술 있다한들 안주 없으니 이렇게 좋은 밤을 어찌할까?”그러니까 손님 왈,“오늘 저녁 무렵 그물로 고기를 잡았는데, 큰 입에 가느다란 비늘이 마치 松江의 (맛좋은)농어 같네요. 그런데 어디서 술을 얻지?”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臟之久矣   以待子不時之須’  於是攜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돌아와서 부인에게 물으니 부인 대답하기를“나한테 술 한말 있는지 오래 되었는데, 당신이 갑자기 술 찾을 경우를 대비했던 것이랍니다.”이에 술과 고기를 갖고 다시 적벽강 아래로 가서 놀게 되었다.

 

江流有聲   斷岸千尺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강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깎아지른 듯한 기슭은 천척이나 되며; 산 높으니 달 작게 보이고 물이 빠져서 강바닥 돌이 드러나 보였다. (적벽부 놀이 이후) 세월이 얼마나 흘렀다고 강산이 알아볼 수 없게 변했단 말인가?


  予乃攝衣而上  履巉巖  披蒙茸  踞虎豹   登虯龍   攀栖鶻之危巢   俯馮夷之幽宮.

 나는 옷섶을 걷어붙이고 올라가서 높은 바위를 밟고 더북 숲을 헤쳐보기도 하고, 호랑이 모양 바위에 쪼그려 앉아 보고, 용처럼 뒤틀린 고목에 올라도 보기도 하며, 높다란 송골매 둥지까지 기어 올라가서 물귀신(빙이)이 산다는 물속 깊은 궁전을 내려다보기도 하였다.

 

  蓋二客不能從焉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湧   子亦悄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아마 두 나그네는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갑자기 긴 휘파람 불어대니 초목이 진동하며 산골짜기에 메아리쳤다. 바람 일어 물이 용솟음치니 나 역시 쓸쓸하고 슬픈 마음에 엄숙해지며 두려운 마음이 들고, 몸이 오싹해지며 더 머물 수 없게 되어서 다시 되돌아와 배에 올라서 물 가운데서 삿대를 놓고, 그 배 머무는 곳에서 쉬게 되었다.


  時夜將半  四顧寂廖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시간은 한밤중이 되어가서 사방이 적막하고 조용해졌는데, 때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동쪽에서 강을 가로지르며 날아오는데, 날개는 수레바퀴 같고 검은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듯, 맑은 학 울음소리 길게 내며 내 뱃전을 스치면서 서쪽으로 날아갔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  羽衣蹁躚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 赤壁之遊樂乎.

 잠시 후 나그네는 가고 나 역시 곧 잠들었다.  꿈에 한 도사가 나타나 깃털 옷을 입고 빙빙 춤추듯 날아 임고정 아래를 지나다가 내게 읍하며 말하기를,“적벽 유람이 즐거웠나요?”


  問其姓名  俯而不答.  嗚呼噫嘻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그의 성명을 물었으나 고개를 숙이고 대답이 없었다. 오호라!  알겠다. 어젯밤 날아 울어대며 내 곁을 지나간 분 그대 아닌가요? 도사가 돌아보며 웃었고, 나 또한 놀라 깨어나서 문 열고 내다봤지만 그가 간 곳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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