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점필재길

174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등구재(211123~24)

도솔산인 2021. 11. 18. 02:15

174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등구재(211123~24)

 

김종직은 백무동 야묘(野廟)에서 말을 타고 실택리를 지나 군자사 입구 임천에서 일행들과 헤어진다. 해공은 군자사로 가고, 법종은 묘정사로 가고, 조태허 유극기 한백원은 용유담(龍游潭)으로 유람하러 간다. 김종직은 등구재로 가는데 의탄 방향이 아닌 실상사 방향으로 산내면 백일리→중황리(상황마을)→등구재→창원마을→소리목재(약초길)→등구마을(물레방아산장)→오도재→지안재→함양관아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한다. 만약 김종직이 마천→의탄→창원마을→등구재→산내→인월을 경유하여 팔랑치를 넘었다면 너무 멀리 돌아가기 때문이다. 당시 함양에서 인월, 운봉, 남원으로 가는 길은 팔랑치가 아니고 지안재-오도재-등구재가 주통로였다. 답사팀(박성섭님)이 유두류록 코스 지도를 작성하며 등구재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나또한 '余則 踰登龜岾 徑還郡齋[나는 등구재(登龜岾)를 넘어 곧바로 군재(郡齋, 관아)로 돌아왔다.]'라는 문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 출신으로 마천초등학교에 근무하셨던 송장섭 교장 선생님께서 오늘 마천면 창원리와 산내면 중황리에서 등구재를 직접 답사하시고 의견을 주셨다. 등구재에서 오도재 옛길을 답사할 필요가 있다.

 

 

점필재길Ⅴ[영신사-함양관아] 지도 : 박성섭

 

 

※ 송장섭 교장선생님의 의견(211017)

 

解空 往君子寺

法宗 往妙貞寺

太虛 克己 百源 往遊龍遊潭

余則 踰登龜岾 徑還郡齋

 

군자마을 입구에서 세 방향으로 흩어져 갔네요.

해공은 군자사로

법종은 묘정사로(당연 용유담 방향)

태허, 극기, 백원은 용유담으로

(점필재)는 등구재를 넘어 함양관아로.

여기서 등구재를 넘어 관아로 가는 길은 산내면 상황마을에서 등구재를 넘고 창원마을과 등구마을을 지나 오도재와 지안재로 넘어갔네요.

지안재-오도재-등구재 길은 함양에서 인월, 운봉, 남원으로 가는 주통로였고요.

점필재가 의탄을 지난 것이 아니라 산내쪽으로 가서 등구재를 넘었네요.

 

오도재는 당시에 제한재로 불리다가 이후 현재의 지안재(제한재)와 오도재로 구분된 것 같습니다. 제한역(함양서역)이 있는 고개마루는 제한재가 될 수 있지요. 역마제도가 폐지된 이후 교통로로서 중요성이 줄었고 자연스레 현재의 오도재와 지안재로 구분하여 칭한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점필재가 등구재와 지안재(오도재) 중에 등구재를 언급한 것은 함양과 당시 운봉현 경계로서 의의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것을 의식하고 적었는지는 모르지만요. 비록 지안재가 크고 높지만 도계를 넘나드는 등구재가 대표성이 크다고 봅니다. 점필재의 문장에는 헛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의 생각입니다.

 

 

소리목재(211123)
촉동 오도재 옛길(구양리 산 66-1)
제한정

 

 

<174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등구재>

 

골짜기 입구에는 야묘(野廟)가 있었는데, 마부가 말을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말에 올라 실택리(實宅里)에 이르니 부로(父老) 두어 사람이 길 아래에서 맞이하여 절하면서 말하기를, “사군(使君)께서 산을 유람하는 사이 아무 탈도 없었으니, 감히 하례 드립니다.” 라고 하므로, 나는 그제 서야 백성들이 내가 유람하느라 일을 접어두었다 하여 나를 허물하지 않은 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해공은 군자사로 가고, 법종은 묘정사(妙貞寺)로 가고, 조태허, 유극기, 한백원은 용유담(龍游潭)으로 유람하러 가고, 나는 등구재(登龜岾)를 넘어 바로 군재(郡齋, 함양관아)로 돌아왔는데, 나서서 유람한 지 5일 만에 가슴 속과 용모가 트이고 단정해짐을 갑자기 느끼게 되어, 처자(妻子)나 이서(吏胥)들이 나를 보더라도 전일과 다를 것 같았다.

 

谷口有野廟. 僕人以馬先候焉. 遂更衣乘馬. 抵實宅里. 父老數輩. 迎拜道左云. 使君遊歷無恙. 敢賀. 余始喜百性不以優遊廢事罪我也. 解空. 往君子寺. 法宗. 往妙貞寺. 太虛,克己,百源. 往遊龍遊潭. 余則踰登龜岾. 徑還郡齋. 出遊纔五日. 而頓覺胸次神觀. 寥廓蕭森. 雖妻孥吏胥視我. 亦不似舊日矣.

 

徑 : 1. 지름길. 2. 작은 길. 소로(小路). 3. 논두렁길. 4. . 도로. 5. 쉽다. 6. 빠르다. 가까움. 7. 곧다. 정직함. 8. 곧바로. 바로. 9. 사곡(邪曲). 올바르지 않음. 10. 말미암다. 연유함. 11. 가다. 길을 걸음. 12. 지름. 직경(直徑). 13. 세로. 14. 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