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비 내리는 치밭목대피소(140131~0202)

도솔산인 2014. 2. 2. 20:45

 

비 내리는 치밭목대피소(140131~0202)

 

 

 

▣ 일   시 : 2014년 01월 31일 ~ 02월 02일

▣ 대상산 : 지리산

▣ 코   스 : 밤머리재 - 새재 - 치밭목대피소 - 새재

▣ 인   원 : 2명

 

 

성묘를 다녀온 후 순구에게 전화를 합니다.

 

'짐 싸! 몇 시 출발 가능하지?' '5시요.'

오후 다섯 시가 조금 넘어 출발합니다.

 

밤머리재 약수터에서 취수 후 휴게소 출입문 옆 소파를 들어내고 둥지를 틉니다.

이 친구와는 2007년 01월 28일 첫 동행 후 1년에 한 두 번쯤 함산하는 산친입니다.

 

 

지리 영신대(070128~29)

 

 

날씨가 너무 포근합니다.

새벽에 잠이 깨더니 나까지 깨우고 잠을 이루지 못하네요.

 

이른 아침 도착한 새재마을 주차장은 텅 비어 있습니다.

새재산장에 주차하고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곶감 작업을 하시다가 과로로 대상포진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네요.

 

순구가 어디에서 留할 것인가? 묻길래

타프를 빼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리를 건너는데 조개골은 물소리가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서두르다가 장갑도 챙기지 못하고 김도 구워놓고 그냥 왔네요.

 

무제치기폭포 전망대에서 앉아 있다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예상대로 치밭목 대피소에는 密村 상수씨가 혼자 있습니다.

 

 

 

 

 

 

순구가 물 떠오고 밥 하고 모처럼 豪奢를 누립니다.

친구는 써리봉으로 나는 대피소서 여유를 즐깁니다.

오후 3시가 넘자 산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깁니다.

 

정월 초하루 산에 드는 자가 제 정신이 아니겠지요.

 

순구가 내려온 뒤 늦게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여기에 머물기를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구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상수氏와 이야기를 하다가

앞으로 密村으로 부르겠다고 하니 흔쾌히 동의합니다.

 

밖으로 나가니 별빛은 초롱초롱한데 안개비가 내립니다.

 

자리를 펴고 누으니 무념무상인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한 시간에 한 번 씩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날이 샙니다.

 

순구는 아침을 지어놓고 밥을 먹자고 자꾸 재촉합니다.

문득 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더니 일출은 엉망입니다.

 

密村이 내온 커피 향기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뗍니다. 

 

 

 

 

 

 

 

 

 

 

 

산에 대한 산같은 집착은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죠.

 

 

새재산장에 오니 사장님 부부는 부산에 가셨네요.

 

南冥梅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선생이 61세 되던해(1561년 명종19년) 산천재를 짓고 손수 심은 것으로 수령은 약 450년 연한 연분홍밫 반겹꽃을 피움.

 

 

 

偶吟(우음)

 

                                                                                                                             조식曺植(1501~1572)


                                                                 朱點小梅下(주점소매하) : 작은 매화 아래서 책에 붉은 점 찍다가

                                                                 高聲讀帝堯(고성독제요) : 큰 소리로 요전(서경)을 읽는데...

                                                                 窓明星斗近(창명성두근) : 북두성이 낮아지니 창은 밝아지고

                                                                江闊水雲遙(강활수운요) : 강물 넓은데 물에 비친 구름이 아득하구나.

 

帝堯 : 요임금 전설상의 임금인 堯. 堯典 : 書經 虞書의 篇名. 闊 : 넓을활, 트일활, 멀활

 

 

남명매 앞에 세워져 있던 南冥의 偶吟은 뿌리가 뽑힌채 마당 한쪽에 쓰러져 있네요.

시를 다시 읽어보니 남명선생이 매화 아래에서 서경을 성독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山天齋산천재

 

산천재에 들러 남명매를 보니 봄이 빠르게 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