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남부&동부 한둔 종주산행
▣ 일 시 : 2008년 6월 13일~15일(2박3일)
▣ 산행지 : 지리산
▣ 인 원 : 9명[5명(마산 1, 부산 1, 대전 2, 천안 1), 한둔지 합류 4명(여산1, 진주2, 광주1)]
▣ 산행일정
* 0일차 : 새재산장 집결(21:00)
* 1일차 : 쌍계사 - 상불재 - 쇠통바위 - 송정굴 - 내삼신봉 - 삼신봉 - 한벗샘 - 음양수 - 세석
* 2일차 : 세석 - 촛대봉 - 연하봉 - 장터목 - 제석봉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 - 윗새재
* 설악을 꿈꾸며 지리에 들다.
지리 남동종주는 평소 하고 싶은 코스지만 차편이 애매하고 차량회수가 어려워 선뜻 접하기 어려운 종주구간이다. 한 달 만에 찾은 지리에는 봄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었고, 녹음이 이미 무성한 여름의 문턱을 넘고 있었다. 산행 당일 아침 새재에서 쌍계사까지 우리를 태워다준 트럭의 차멀미는 산행내내 산멀미로 이어졌다.
남부능선에 올라 안개 속을 걸으니 <호연재> 김씨의 ‘夜吟’ 이 떠오르니...
사진<은잠>님
夜 吟
浩然齋 金氏
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샘에 비친 별빛 맑은 밤..
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
비이슬 매화에 엉긴다.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
마음은 한점 등불이어라.
서러워라! 한해는 또 저물거늘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산행을 하면서 ‘산이 나를 잡지 않는다면 나 또한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나의 이기심인가?
안개가 걷히지 않으니 산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고 내 마음 또한 종일 안개 속을 걷는 듯하였다.
10시간 만에 도착한 음양수에서 취수를 하는데 약속한 분들이 나타났다.<진주아재>님은 2년 전 명선봉과 만복대에서 만났던 분인데 약속을 중히 여기는 분이다.
<미산클럽> 초대에 기꺼이 응하셨고 산객 두 분이 함께 하셨다. <旅山>의 <오명우>군이 밤 9시가 되어 밤길을 마다하지 않고 올라오니, 전국 각지에서 모인 9명의 산객들이 산에 대한 이야기로 깊어가는 밤.... 혹여 나 또한 산을 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해보았다. 아침이 되어 지난밤 한둔(寒屯)한 곳을 <미산대>라고 이름하고 그곳을 떠났다.
세석에 오르니 철쭉은 이미 그 흔적을 감추었고 꽃을 탐하는 산객들이 다녀간 뒤라 이상하리만큼 한산하다. 촛대봉에 오르다가 야생화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홀로 <여산객>을 만났다. 가느다란 막대기를 짚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자연과 하나로 동화된 모습이 남 달라보였는데 <소혼>도 나와 같이 말 걸고 싶은 생각을 하였더라...
연하선경을 지나는데 오늘 따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쓰러질듯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풀을 보니 詩經(시경) 毛詩序((모시서)의 한 구절 ‘草上之風草必偃 誰知風中草復立(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지지만,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것을....)’이 생각난다.
바람이 풀을 억지로 쓰러뜨리려 하나 순순히 응하지 않고 용을 쓰는 모습이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같으니 이를 어찌하랴? 백성들이 盜泉의 샘물을 마신 결과가 아닌가?
조망지마다 머물면서 지리의 모습을 담아보지만 이 또한 나의 부질없는 산욕이 아닐까? 경계하면서 마지막으로 굽이치는 황금능선을 바라보다가 <치밭목>에서 점심을 먹고 새재로 내려왔다.
새재산장에 들어서니 <영알&지>정모가 있어서 아는 분들이 있어 인사를 나누고, 그 분들이 가신 후 저녁을 먹으면서 산행에 대한 촌평을 하고 산행을 마감하였다.
불일폭포
쇠통바위
석문
음양수
지리산학을 열강하시는 <진주아재>님! 그동안은 50회는 ㅂㅂ야영이고 오늘이 한둔(비박) 1회차입니다.
戊子六月十四日 萬物之各有主 與狂山兄及牛步且銷魂二弟 寒屯於靈神峰之岸 爲之曰 <狂山臺>
무자년 유월 십사일 만물은 각기 주인이 있거늘 미산형님과 우보 소혼 두 아우와 함께 영신봉 언덕에서 한둔을 하고 이곳을 이름하여 <미산대>라고 하였다
그대는 草上之風(초상지풍)의 의미를 아는가? 풀 위의 바람을 보니 나랏 일이 걱정이구나....
산업심리학을 전공하고 영문 번역을 하며 소설을 쓴다는<李蓮心>님....
산을 배우겠다는 여산의 <명우>와 <선권>씨...
중봉샘터
황금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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