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김학수의 「유방장산기행」을 좇아서
▣ 일 시 : 2026년 06월 06일(토)~07일(일)
▣ 코 스 : 윗새재-조개골-중봉-중봉 우회길-치밭목 대피소-윗새재
▣ 인 원 : 4명
▣ 날 씨 : 맑음(밤에 안개비)
중봉 동남쪽 사면에 중봉을 우회하는 허리길이 있다. 새재 마을에서 조개골을 경유하여 거봉(耟峯) 산막을 지나 천왕봉에 오르는 지름길이다. 1937년 김학수의 일행이 이길을 이용하여 중봉에 오른 듯싶다. 타프를 준비하지 않아 젤트 안에 비가 내렸다. 안개비가 내려 거봉 산막터를 확인하지 못하고 치밭목을 거쳐 새재로 내려왔다.
○ 1937년 8월 17일
옹암(瓮岩) 사람[독바위양지사람] 박양환(朴亮煥)이 마침 이곳에 와서 산에 올라갈 계획이라고 하였는데 일기가 맑을 때라서 그 말을 들어줄 수 있었다. 아침이 되자 회천이 뱃속이 편치 않다며 식사를 하지 않았으며 존곡은 다리에 병이 나서 돌아가려 하였다. 일행이 모두 무료하여 주저하다가 시간을 보내었는데 존곡과 회천이 점차 회복되고 날씨 또한 맑아져서 기쁨을 헤아릴 수 없었다. 드디어 천천히 가다가 이사중(李士仲)의 집에 이르렀다. 사중은 본래 우리 동네 사람인데 이곳에 산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다. 주식(酒食)의 범절이 성시(城市)와 다름이 없었다. 서로 함께 배불리 먹고 유숙(17일)하였다.
瓮岩人朴亮焕適來此. 爲言上山計劃. 及日氣開晴之期. 亦可聽也. 及朝. 晦川以腹中不安不食. 存谷有脚病. 欲回程. 一行皆無聊. 躊躇移時. 存谷晦川漸次向蘇. 日氣又晴. 喜不可量也. 遂徐行. 至李士仲家. 士仲本吾同里之人. 而寓此已有年. 酒食之凡節. 無異城市. 卽相舆飽喫留宿.
○ 1937년 8월 18일
다음날(18일) 드디어 출발하였다. 이의헌(李宜軒)이 이전에 갔다 온 적이 있어서 앞으로 갈 길을 상세히 알고 있었으니 참으로 기연(奇緣)이다. 그러나 수풀이 삼〔麻〕처럼 어지럽고 풀들이 길에 가득하여 인적이 드물고 산 줄기 작은 길이 혹은 끊어지다가 혹은 이어져 앞사람이 부르면 뒷사람이 응답하면서 옹암(甕巖) 아래에 이르러 잠시 쉬었으니 이곳은 조개곡(朝開谷)의 입구이다. 사는 사람들 말로는 만약 애전령(艾田嶺)에 이르면 길이 비록 약간 멀더라도 사람의 힘을 덜 수 있을 것이요, 만약 조개곡으로 들어가면 사람의 힘이 다소 고되더라도 길은 매우 빨라질 것이라고 하기에 분분히 토론을 오래하던 끝에 마침내 지름길로 가기로 하였는데 빽빽한 숲과 등나무 넝쿨, 무성한 풀들이 덮고 있어서 지척을 가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목을 숙이고 엎드려 가다가 거봉(耟峯)에 도착하니 집 한 채가 있었으니 바로 목공이 그릇을 만드는 곳이다.
翌日遂發行. 宜有軒曾有經歷. 詳知前路. 亦奇緣也. 然樹林如麻. 草卉滿逕. 人跡罕到. 一線微路. 或斷或續. 前者呼後者應. 抵瓮巖下少憩. 此爲朝開谷入口也. 居人云. 若從艾田嶺. 則路雖稍遠. 人力可寬. 若入朝開谷. 則人力少苦. 而路勢甚捷. 紛論久之. 竟從捷逕. 叢薄藤蔓. 蒙茸被覆. 咫尺不辨. 縮頸俯行. 到耟峰. 有一屋. 乃木工製器所也.
* 거봉(耟峯) : 서흘산(鋤屹山) 耟(거)는 쟁기, 보습, 따비의 의미로 서뢰봉(鋤耒峯)의 이칭. 『훈몽자회』(중간)에서는 ‘써레’를 ‘서흐레 파(把)’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보면 서흘산(鋤屹山)은 고유어인 ‘서흐레’의 음을 딴 한자어 표기이다.(곽재용 교수님), 파(把)는 '갈퀴로 긁다.'는 의미이다.
드디어 점심을 먹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둑해지고 빗발이 약간 내려 여러 사람들이 실색(失色)하면서, “우리가 며칠 동안 노력하여 이미 이 곳에 이르렀으니 어찌 아깝지 아니하랴.”라고 하였다. 잠시 후 구름 빛이 점점 얕아지자 다시 전진하여 바로 거봉(耟峯)에 오르는데 가시가 옷을 당기고 낙엽이 정강이를 덮어 한걸음 나아가기도 매우 어려웠다. 몇 리를 가니 우뚝 선 봉우리가 있었으니 바로 중봉(中峯)이다. 일행이 모두 기뻐하여 용기가 절로 배가되어 바로 꼭대기에 올라가니 수풀이 가려서 그늘이 드리워 멀리 볼 수 없었다. 남쪽으로 상봉(上峯)을 바라보니 높이 하늘을 버티고 있어 더욱더 우러러 봄에 더욱 높다는 탄성을 금할 수 없었다. 손발을 같이 움직여 비늘처럼 부여잡고 올라가 봉우리 위에 이르러 사방을 둘러보니 넓디넓고 망망하여 여러 산들이 눈앞에 들어오는데 모두 구릉과 주먹만 한 돌 정도로 보였다.
遂營午飯. 忽天宇陰曀. 雨脚微下. 諸人皆失色相語曰. 吾行幾日努力. 已至此境. 豈不可惜耶. 少焉雲光漸薄. 更爲前進. 卽登耟峯. 刺棘牽衣. 落葉没脛. 一步極艱. 行幾里. 有一峯突兀者. 卽中峰. 一行皆欣然. 勇力自倍. 卽登頂. 林木掩翳. 不可遠眺. 南望上峰. 巍然撑空. 益不禁仰彌高之嘆. 手足幷行. 鱗次登攀. 至峯上憑眺四方. 浩浩茫茫. 群山之在眼前者. 皆丘陵焉. 拳石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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