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題金季昷頭流錄 癸巳甲午年間作

도솔산인 2020. 12. 30. 13:13

題金季昷頭流錄 癸巳甲午年間作 김계온의 두류록에 제하다 계사년과 갑오년 사이에 지었다.

 

위험하고도 높아라 / 危乎高哉

산이 불쑥 솟아 동서남북으로 뻗음이여 / 山之穹窿而延袤兮

아래로는 온 대지를 눌러 임하고 / 下壓黃之輿

위로는 푸른 하늘을 떠받쳤으니 / 上幹玄之堪

나는 모를레라 몇 천백 리나 산기슭에 서렸는지 / 吾不知幾千百里之根盤兮

우뚝하게 하늘 동남쪽의 중진이 되었도다 / 崔嵬重鎭乎天東南

천지의 원기가 퍼져 발산하고 / 元氣發洩

천지조화로 뱉고 머금고 하여라 / 天機吐含

구름 연기는 어둑하게 산 중턱에 쟁여 있고 / 雲煙黯澹藏半腹

거친 오솔길 깊은 골짝엔 편남이 하 많은데 / 荒蹊幽谷多楩楠

처음 숲에서부터 참다운 정취 찾기 시작해 / 初從林麓覓眞趣

선경의 뛰어난 경계까지 깊이 탐색하였네 / 仙區勝境窮幽探

낭떠러지 폭포수는 비 오듯이 쏟아져서 / 懸崖飛瀑瀉如雨

아래 깊은 못으로 천둥 치듯 쿵쿵 떨어지고 / 驚雷下撼乎深潭

산이 깊을수록 물은 더욱 맑아서 / 山深水益淸

남색 청삼 그림자 깨끗하게 비쳐라 / 淨影靑衫藍

몸이 가장 높은 꼭대기에 오르니 / 身登最高頂

뭇 산봉우리는 숫돌에 갈아논 듯하고 / 群岫如磨錯

척오천의 성한은 손으로 더듬을 만도 한데 / 手捫星漢去尺五

거센 바람이 불어와 머리털은 산란하여라 / 天風吹髮寒鬖鬖

부상과 약목은 그 어디쯤에 있는 건지 / 扶桑若木是何許

큰 바다 만리에 남기만 푸르스레 떠 있는데 / 滄溟萬里浮晴嵐

큰 파도는 요란스레 서로 부딪고 / 鯨濤亂相激

신시는 광선이 서로를 포함하누나 / 蜃市光相涵

추계 훼복의 사람이 바다 건너 연달아 옴이여 / 椎髻卉服航海而繼踵兮

성인의 덕화가 멀리 미친 걸 볼 수 있거니와 / 可以見聖化之遠覃

아래로 수십 주의 민생 만물을 내려다보면 / 下視數十州之民物

자잘한 굼틀거림이 어린누에와도 같네 / 藐蠕蠕而稚蠶

산의 높이는 더불어 겨룰 산이 없거니와 / 山之高兮無與競

산중의 생활은 화락하고도 즐거웁도다 / 山之中兮樂且湛

휘날리는 것은 패다수 잎이요 / 獵獵貝多葉

나부끼는 것은 우발담이로다 / 飜飜優鉢曇

아름다운 꽃과 나무는 서로 다퉈 무성하여 / 佳花琪樹爭紛敷

광대한 춘풍 아래 향기 물씬물씬 풍기고 / 春風蕩蕩香馣馣

진기한 산새들은 이름도 알 수 없는데 / 珍禽怪鳥不知名

춤추는 푸른 깃 치렁치렁도 하여라 / 舞翠羽之毿毿

오솔길 가득 이끼 위엔 속인의 발자국 없고 / 蒼苔滿徑沒塵蹤

깊은 암벽 높은 비탈엔 선감이 자리하였네 / 幽巖絶磴開禪龕

아득한 절 집을 우러러보니 / 仰招提之隱隱

화려한 단청 빛이 눈부시어라 / 眩金碧之耽耽

당번은 아스라이 비치고 / 幢幡映杳杳

종고 소리는 잔잔히 울리누나 / 鍾鼓聲韽韽

이 사이에 응당 숨은 군자가 있어 / 此間當有隱君子

감동 녹발의 팽담 같은 이가 많을 테니 / 紺瞳綠髮多彭耼

구절장을 짚고 부용관을 쓰고 있거든 / 筇九節兮冠芙蓉

쌍성이 고삐 잡고 왕모가 말을 몰고 와서 / 雙成控轡而王母驅驂

구하의 녹온을 가져다가 마시고 / 飮以九霞之綠醞

동정의 황감으로 술잔을 권하리 / 侑以洞庭之黃柑

경지와 요초는 날로 서로 쑥쑥 자라고 / 瓊芝瑤草日相長

창규와 현록은 한창 곤히 잠들었을 제 / 蒼虯玄鹿睡正酣

달 아래 침침한 숲엔 영묘한 소리 들려라 / 月林沈沈靈籟響

헌원씨가 음악 연주해 궁함을 울린 듯한데 / 軒轅張樂撞宮函

고운은 그 경계에 올라가서 도를 듣고는 / 孤雲聞道陟其境

웅조의 현기에 참여한 지 이미 오래기에 / 熊鳥玄機久已參

큰 필적이 절벽에 비치어라 / 巨筆照翠壁

천재에 미담을 남기었네 / 千載留美談

어찌하여 세속 사람들은 / 何苦世之人兮

부귀만 부러워하고 술 마시기를 탐하는고 / 富貴之慕而麴孼之耽

그대는 그 산 아래 누웠으니 / 君歸臥其下

운림은 본성이 좋아한 바였거니와 / 雲林性所甘

나는 지금 속세의 그물에 떨어졌으니 / 我今落塵網

허덕거림이 어찌 부끄럽지 않으랴 / 磳磴寧非慙

마음은 그대와 함께 평생의 소원을 좇아 / 意欲與子償所願

좋은 땅 가려잡아 암자 지어 살고 싶지만 / 誅茅卜地結茆菴

속으로 작은 봉록 탐내어 떠나지를 못하고 / 心叨寸祿而不能去兮

애써 파리처럼 윙윙대고 복어처럼 탐하네 / 辛苦蠅營而魺貪

한 몸에 마음과 일 둘이 서로 어긋나니 / 一身心事兩相違

모난 구멍에 둥근 장부 맞추기와 뭐 다르랴 / 何異圓枘而方鏨

그대는 하늘 위의 학이요 / 君是天上鶴

나는 언덕의 메추라기라 / 我是邱中䳺

몸 기울여 남쪽을 바라보노라니 / 側身南望

근심스런 맘에 속이 타는 듯하네 / 憂心如惔

어찌하면 여라 기생초 덩굴 헤쳐 올라 상상 꼭대기서 휘파람 불어 / 安得挽蘿倒蔦長嘯上上頭

호연지기가 천지와 더불어 나란히 서서 셋이 되게 해볼꼬 / 浩然之氣與天地竝立而爲三

 

[-D001] 김계온(金季昷) :

조선 초기의 문신 김종직(金宗直, 1431~1492)을 가리킨다. 계온은 그의 자이다. 두류록(頭流錄)은 바로 그의 지리산기행록(智異山紀行錄)유두류록(遊頭流錄)의 약칭인데, 그가 일찍이 함양 군수(咸陽郡守)로 있을 때 유호인(兪好仁) 4인이 함께 지리산을 유람한 기행록이다. 이 글은 한국문집총간 12집에 수록된 점필재집(佔畢齋集)2에 실려 있다.

[-D002] 천지조화(天地造化)…… 하여라 :

소식(蘇軾)입협(入峽)시에 바람이 스쳐감은 호흡하는 것 같고, 구름이 생겨남은 뱉고 머금고 한 것 같네.風過如呼吸 雲生似吐含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1

[-D003] 편남(楩楠) :

편목과 남목 두 가지 나무를 가리킨다.

[-D004] 척오천(尺五天)의 성한(星漢) :

척오천은 하늘과의 거리가 15치라는 뜻에서, 본디 대궐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움을 의미한 것으로, 신씨삼진기(辛氏三秦記)성 남쪽의 위씨와 두씨는 하늘과의 거리가 15치일 뿐이다.城南韋杜 去天尺五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전하여 여기서는 곧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은 산봉우리를 두고 한 말이다. 그리고 성한은 은하(銀河)의 별칭이다.

[-D005] 부상(扶桑)과 약목(若木) :

부상은 동방(東方)에 있는 나라를 말하고, 약목은 해가 지는 곳에서 자란다는 푸른 잎에 붉은 꽃이 피는 나무를 말한 것으로, 전하여 서쪽을 가리킨다.

[-D006] 신시(蜃市)…… 포함하누나 :

신시는 신기루와 같은 뜻으로, 광선과 수증기의 작용으로 인하여 특히 해변의 상공에 산천이나 성곽 등의 모양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D007] 추계 훼복(椎髻卉服)의 사람 :

추계 훼복은 몽치 모양으로 틀어 묶은 상투와 풀잎으로 엮어 만든 의상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변방이나 미개한 지역의 사람을 가리킨다.

[-D008] 패다수(貝多樹) :

본디 인도가 산지(産地)인 다라수(多羅樹)를 가리킨 것으로, 옛날 인도에서는 이 다라수의 잎에 불경을 썼다고 전해 온다. 또 범어(梵語)에서 일반적인 나뭇잎을 패다(貝多)라고도 쓰는 것으로 보아, 여기서는 일반적인 나뭇잎을 가리킨 듯하다.

[-D009] 우발담(優鉢曇) :

인도에서 무화과수(無花果樹)를 부르는 명칭이다.

[-D010] 선감(禪龕) :

불당(佛堂)과 같은 뜻이다.

[-D011] 당번(幢幡) :

불당을 장식하는 기를 가리킨다.

[-D012] 감동 녹발(紺瞳綠髮)의 팽담(彭聃) :

감동 녹발은 아주 검은 눈동자와 검고 윤택한 머리털을 가리킨 것으로, 흔히 선인 도사(仙人道士)의 건강한 모습을 형용한다. 소식의 증중소시승치사귀은잠산(贈仲素寺丞致仕歸隱潛山)시에 잠산의 은군은 금년의 나이 일흔넷인데, 감동 녹발로 방금 세상일 사절하였네.潛山隱君七十四 紺瞳綠髮方謝事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47그리고 팽담은 전설에 전하는, 장수를 누렸다는 팽조(彭祖)와 노담(老聃) 두 선인을 가리킨다.

[-D013] 구절장(九節杖)…… 있거든 :

구절장은 신선이 짚고 다닌다는 아흡 개의 마디가 있는 지팡이를 말한다. 두보의 망악(望岳)시에 어떻게 하면 선인의 구절장을 얻어서, 옥녀가 머리 감는 동이까지 짚고 올라갈꼬.安得仙人九節杖 拄到玉女洗頭盆라고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6또 부용관(芙蓉冠) 역시 신선이 쓰는 관의 일종이다. 해록쇄사(海錄碎事)동백진인이 부용관을 착용했다.桐柏眞人著芙蓉冠라고 하였다.

[-D014] 쌍성(雙成)…… 와서 :

쌍성은 곧 선녀인 서왕모(西王母)의 시녀였던 동쌍성(董雙成)을 가리키는데, 그가 옥생(玉笙)을 잘 불었으므로, 서왕모가 일찍이 한 무제의 궁중에 내림(來臨)하여 무제와 함께 연음(宴飮)할 적에 그에게 명하여 옥생을 불게 했다는 고사가 있다.

[-D015] 구하(九霞)의 녹온(綠醞) :

구하는 술잔의 이름인 구하상(九霞觴)의 약칭이고, 녹온은 미주(美酒)를 일컫는 말이다.

[-D016] 동정(洞庭)의 황감(黃柑) :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 안에 있는 동정산(洞庭山)이 바로 감귤의 명산지이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D017] 경지(瓊芝)와 요초(瑤草) :

경지는 선약(仙藥)인 옥지(玉芝)의 다른 이름인데, 전설에 이것을 복용하면 장생불사할 수 있다고 한다. 요초 역시 선경(仙境)에 난다는 전설상의 향초 이름이다.

[-D018] 창규(蒼虯)와 현록(玄鹿) :

창규는 본디 푸른 용을 말하는데, 또는 줄기와 가지가 꾸불꾸불한 고송(古松)을 형용하기도 한다. 왕발(王勃)심도관(尋道觀)시에 푸른 용은 얻을 수 없고, 공연히 백운만 바라보노라.蒼虯不可得 空望白雲衢라고 하였다. 또 현록은 전설상의 검은 사슴을 말하는데, 옛사람들이 이 사슴의 고기를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다. ()나라 임방(任昉)술이기(述異記)사슴이 1000년이 되면 푸른빛으로 변화하고, 그 후로 또 500년이 되면 흰빛으로 변화하고, 500년이 되면 검은빛으로 변화한다. 한 성제 때에 산중 사람이 검은 사슴을 잡아서 삶아 놓고 보니, 뼈까지 모두 검은빛이었는데, 선인이 말하기를 검은 사슴을 포로 만들어 먹으면 2000세를 살 수 있다.’ 했다.鹿千年化爲蒼 又五百年化爲白 又五百年化爲玄 漢成帝時 山中人得玄鹿 烹而視之 骨皆黑色 仙者說玄鹿爲脯 食之 壽二千歲라고 하였다.

[-D019] …… 들려라 :

여기서 영묘한 소리란 곧 바람 소리를 가리킨다. 두보의 유용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시에 그늘진 골짝에선 영묘한 소리 나오고, 달빛 아래 숲엔 맑은 그림자 산란해라.陰壑生靈籟 月林散淸影라고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1

[-D020] 헌원씨(軒轅氏)…… 듯한데 :

헌원씨는 곧 황제(黃帝) 헌원씨를 가리키고, 궁함(宮函)은 곧 오음(五音) 중의 궁성(宮聲)에 해당하는 12()의 임종(林鐘)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임종을 울린다는 것은 음악의 연주를 뜻하는바, 여기서는 바로 깊은 골짜기에서 나오는 바람 소리를 황제의 음악에 빗대서 한 말이다. 장자》 〈천운(天運)북문성이란 사람이 황제에게 묻기를 황제께서 함지의 음악을 동정의 들에서 연주하셨을 때, 저는 처음 듣고는 두려워했고, 다시 듣고는 나른해졌으며, 끝까지 듣고는 의혹이 생기어 정신이 어리둥절하고 멍해져서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했다.北門成問於黃帝曰 帝張咸池之樂於洞庭之野 吾始聞之懼 復聞之怠 卒聞之而惑 蕩蕩默默 乃不自得라고 하였다.

[-D021] 고운(孤雲)…… 오래기에 :

고운은 신라 말기의 유학자(儒學者)인 최치원(崔致遠, 857~?)의 자인데, 그는 일찍이 난세를 피하여 지리산(智異山) 쌍계사(雙溪寺), 가야산(伽倻山) 해인사(海印寺) 등지에 들어가 은거했다. 또 웅조(熊鳥)는 곰과 새를 합칭한 말이고, 현기(玄機)는 곧 오묘한 법칙이란 뜻인데, 장자》 〈각의(刻意)새로운 기운을 들이쉬고 탁한 공기를 내쉬며, 묵은 것을 토해 버리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곰이 나뭇가지에 매달리듯, 새가 공중을 날며 두 다리를 쭉 펴듯이 하는 운동은 바로 장수하기 위한 것이니, 이런 방법은 도인술을 하는 선비나 몸을 요양하는 사람이나 팽조처럼 장수하기를 바라는 자들이 좋아하는 바이다.吹呴呼吸 吐故納新 熊經鳥申 爲壽而已矣 此道引之士 養形之人 彭祖壽考者之所好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 말한 웅조의 현기는 곧 선술을 의미한다.

[-D022] …… 남기었네 :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최치원이 일찍이 지리산 쌍계사에서 글을 읽었던바, 그 뜰아래 서 있는 늙은 회화나무는 바로 그가 심은 것이라 하며, 또 고비(古碑)가 있는데 그것 또한 최치원이 지은 것이라 한다. 또 최치원이 일찍이 호원 상인(顥源上人)에게 부친 시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종일토록 머리 숙이고 붓끝을 희롱하노라니, 사람마다 입 다물어 마음속 말하기 어려워라. 진세를 멀리 떠난 건 비록 기쁘지만, 풍정은 그치질 않으니 어찌한단 말인가. 붉은 단풍 오솔길에 갠 놀 그림자 뒤섞이고, 흰 구름 여울에 밤비 소리는 서로 연하였네. 읊조리는 이 마음 경치 대하여 얽매임 없으니, 사해의 깊은 기틀 예전 도안을 생각하노라.終日低頭弄筆端 人人杜口話心難 遠離塵世雖堪喜 爭奈風情未肯闌 影鬪晴霞紅葉徑 聲連夜雨白雲湍 吟魂對景無羈絆 四海深機憶道安최치원이 지리산에 남긴 필적(筆跡)이라면 혹 이상에서 말한 것들이 아닐까 싶으나 자세하지 않다.

[-D023] 애써 …… 탐하네 :

파리처럼 윙윙댄다는 것은 파리 떼가 윙윙거리며 아무리 쫓아도 다시 덤벼들곤 하는 것을 말한 것으로, 여기서는 곧 사람이 명리(名利)를 추구하는 데에 몰두하여 염치를 돌아보지 않으며 수단 방법도 가리지 않고 비굴하게 처신하는 것을 비유한다. 한유(韓愈)송궁문(送窮文)아침에 그러한 행동을 후회했다가 저녁이면 또다시 그러하여, 파리 떼가 윙윙거리고 개가 구차하게 자꾸 덤벼들 듯해서 쫓아버려도 다시 돌아오곤 한다.朝悔其行 暮已復然 蠅營狗苟 驅去復還라고 하였다. 古文眞寶後集 卷3그리고 복어처럼 탐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본의 글자가 복어 하자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복어가 본디 배가 불룩하여 노기가 배에 가득하다.怒氣滿腹라는 말이 있으므로, 이것을 탐하는 데 비유하여 한 말인 듯하나 자세하지 않다.

[-D024] 모난 …… 다르랴 :

둥근 장부는 네모진 구멍에 들어가지 않아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하여 쌍방의 사물이 서로 어긋나서 맞지 않음을 이른 말이다. 초사(楚辭)》 〈구변(九辨)둥근 장부에 구멍은 네모짐이여, 서로 어긋나 들어가기 어려움을 내 본디 알았노라.圓枘而方鑿兮 吾固知其鉏鋙而難入라고 하였다.

[-D025] 호연지기(浩然之氣)…… 해볼꼬 :

천지와 나란히 셋이 된다는 것은 곧 천, , 인 삼재(三才)에서 온 말로, 즉 사람이 천지와 동일한 지위가 되는 것을 뜻한다. 주역》 〈설괘전(說卦傳)옛날에 성인이 역을 지은 뜻은 장차 성명의 이치를 순히 하기 위해서였으니, 그러므로 하늘의 도를 세운 것은 음과 양이요, 땅의 도를 세운 것은 유와 강이요, 사람의 도를 세운 것은 인과 의이니, 삼재를 겸하여 둘로 하였기 때문에 역이 여섯 번 그어서 괘를 이루고, 음으로 나누고 양으로 나누며, 유와 강을 갈음하여 쓰기 때문에 역이 여섯 자리로 문장을 이룬 것이다.昔者聖人之作易也 將以順性命之理 是以 立天之道曰陰與陽 立地之道曰柔與剛 立人之道曰仁與義 兼三才而兩之 故易六畫而成卦 分陰分陽 迭用柔剛 故易六位而成章라고 하였다.

 

 

출처 : 고전번역원 허백당시집 제3권  / 시(詩)

 

허백당 성현[成俔 1439(세종 21)~1504(연산군 10)] 서거정으로 대표되는 조선 초기의 관각문학(館閣文學)을 계승하면서 민간의 풍속을 읊거나 농민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노래하는 등 새로운 발전을 모색했다. 명문의 후예로 비교적 평탄한 벼슬 생활을 했으나 정치의 실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62세 때 홍문관과 예문관 양관의 대제학에 올라 이 시기의 문풍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글씨를 잘 썼고 음률에도 밝아 유자광 등과 함께 악학궤범을 편찬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매우 다양한데, 사회현실에 대한 명확한 의식을 바탕으로 관리나 승려 등의 부패와 횡포를 꼬집는가 하면 그로 인해 고통받는 백성들의 실상을 묘사했다. 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서의 즐거움과 한적한 심경을 그린 도가적인 시를 쓰기도 했다. 조선초기의 정치·사회·문화·제도·풍속을 다룬 용재총화를 남겼다.